8차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윤모씨는 2003년 5월 자신에게 면회를 온 신호철 전 시사인 기자에게 억울함을 강력하게 주장했다.
신 전 시사인 기자는 7일CBS라디오 ‘김현정의 뉴스쇼’에서 “윤씨에게 ‘어차피 무기징역인데 (화성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해) 아는 거 없냐’라고 물었는데 ‘전혀 모른다’라며 8차도 절대 자기가 한 게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했다. 당황했다”라고 말했다.
이어 “(윤씨가) 경찰 수사 중 맞았다고 말했다. 그때 상황을 묘사하기 싫다고 해서 자세하게 묘사하지는 않았다. 그게 아쉬웠다”라고 덧붙였다.
윤씨의 특징에 대해선 “말을 할 때 우리가 흔히 아는 선량한, 억울한 피해자처럼 (말이) 전달되지 않았다. 이거 때문에 불리했던 것 같다. 툭툭 내뱉는 어투다.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. ‘나 아니에요’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흔히 상상하는 선량한 피해자가 아닌 느낌”이라고 설명했다.
윤씨는 신 전 시사인 기자가 면회를 온 후에도 전화를 걸어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다. 신 전 시사인 기자는 “그때 반복적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이 사람이 진정성 있게 무죄를 주장했다. 전화할 때 신변잡기적 이야기도 많이 했다. 외로워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”라고 말했다.
이어 “이춘재와 대비되는 거 같다. 착한 아들이었다고 하는데 그거와 반대되는 사람이었다.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다”라고 했다.
이미지 출처 : 한국경제
신 전 시사인 기자는 윤씨의 ‘무죄’ 주장에 경찰서를 찾았다. 하지만 경찰은 오히려 윤씨에 대해 ‘또라이’라고 비난했다. 신 전 시사인 기자는 “헷갈렸다. 진실이 뭔지.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아서 재심을 해볼 수도 없고. 도와줄 수가 없었다”라고 말했다.
최근 이춘재가 8차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에 대한 신 전 시사인 기자의 심정을 어떨까. 그는 “만약에 이춘재가 범인이고 이분이 아니라면 죄책감이 들 것 같다.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찾아뵙고 사과하고 싶다”라고 했다.
이춘재는 지난 4일 경찰과의 대면조사에서 자신이 8차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했다. 1988년 9월 16일에 발생된 8차 사건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 가정집에서 박모(13)양이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이다. 경찰은 1989년 7월 이춘재가 아닌 당시 22살이었던 윤모씨를 검거하며 ‘모방범죄’로 결론을 냈다. 이춘재는 8차 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.